"'국뽕' 차올랐어요" 괌 여행 재난상황에서 빛난 '한국인의 정'에 모두가 감탄

괌 탈출 여행객들 "한국인끼리 목욕물 빌려주고 상비약 공유"
"서로 배려하고 나누는 시민의식 발견했다"

  • Editor. 이소미
  • 입력 2023.05.30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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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괌에 고립된 한국인 여행객들 / (우)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괌 여행자들 / 온라인 커뮤니티
(좌)괌에 고립된 한국인 여행객들 / (우)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괌 여행자들 / 온라인 커뮤니티

'슈퍼태풍' 마와르로 일주일 가량 괌에 발이 묶였던 한국 관광객들이 5월 29일부터 귀국을 시작했습니다. 예정에 없던 고되고 불안했던 여행 속에서 서로 배려하고 나누는 한국인의 정을 느꼈다는 여행자들의 후기가 '한국인이라서 다행'이라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2023년 5월 22일 괌 국제공항이 폐쇄됐습니다. 슈퍼태풍 마와르가 괌을 휩쓸며 공항이 침수되었기 때문인데요. 예정된 여행 일정을 넘겨 괌에 고립되었던 한국인 관광객은 약 3,400명에 달했습니다.

여행자들은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에 숙소를 구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무더위 속 단수와 단전이 계속되며 고충을 겪어야만 했는데요. 여행이 일주일가량 연장되며 경비가 바닥난 관광객이 있는가 하면 상비약과 기저귀 등이 떨어져 건강이 우려되는 여행들도 많았습니다.

괌 여행 커뮤니티에 올라온 도움 요청 글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괌 여행 커뮤니티에 올라온 도움 요청 글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7살 딸과 괌 여행을 다녀온 한 부부는 "머물던 리조트에 물이 나오는 시간이 제한돼 현지에 체류 중이었던 한인들끼리 서로 목욕실을 빌려주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여행객은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아이 몸에 땀띠가 나 곤란했던 상황을 전했는데요.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옆 숙소 한국인이 연고를 빌려주어 아이가 호전됐다며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괌에 고립된 한인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과 괌 여행 커뮤니티를 적극 이용해 현재 상황을 공유하며 서로 도움을 요청하면서 재난 상황을 함께 견뎌냈습니다.

단체 채팅방에서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작동되는 곳을 공유하거나 필요한 상비약을 요청하고 나눴다고 합니다. 지친 여행 일정에서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장난감도 순번을 정해 공유하며 사용했다는 것에 '한국인이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29일부터 수송편 운행

귀국편 배정받지 못한 '1000명' 불안감 호소

29일 괌에서 귀국한 한국인 여행객들의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29일 괌에서 귀국한 한국인 여행객들의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5월 29일 괌에 고립된 여행객들을 위한 첫 수송편 진에어 'LJ942편'이 이날 오후 5시 30분경 188명의 승객을 태워 오후 8시 50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22일 괌 국제공항이 폐쇄된지 일주일 만입니다. 이후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3편이 오후 9시 30분을 넘어 귀국했습니다.

가장 많은 인원인 338명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는 자정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해당 여객기들을 포함한 국적기 약 11편은 30일까지 괌에 고립된 한국인 여행객의 국내 귀환을 도울 예정입니다.

괌 국제공항의 정상화는 6월 1일로 예정되어있었는데요. 언제 귀국할지 몰라 불안감에 떨었던 관광객들은 한국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기내에서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안도했다고 전해졌습니다.

29일 괌에서 귀국한 한국인 여행객들의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29일 괌에서 귀국한 한국인 여행객들의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현재 외교부와 국토부는 이번 괌 여행객의 빠른 귀국을 위해 국적기를 증편하거나 더 큰 규모의 항공기를 보내는 등의 방안을 국내 항공사 4곳(대한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과 논의중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부는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한인 교회 등 3곳에 임시 숙소를 마련토록 하며 28일부터는 한인 소아과 의사 1명을 섭외해 임시 진료소도 운영했습니다.

괌 정부 관광청은 귀국하는 한국인 승객들을 대상으로 주요 호텔에서 공항까지 무료 버스를 운행하기도 했습니다. 괌 현지 거주 교민들은 관광객들을 위해 임시 대피소와 무료 급식소, 차량을 지원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제공했습니다.

아수라장이 된 괌 현지 리조트의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아수라장이 된 괌 현지 리조트의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귀국일 오전 괌 관광객들이 모인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에서는 "컵라면, 생수, 휴지가 남았는데 늦게 귀국하시는 분들께 나누고 싶다", "다시 안올 것 같지만 한식당 사장님들을 뵙기 위해 다시 찾을 것 같다"며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 사이 감사의 인사가 오고갔다고 전해졌습니다.

앞서 외교부는 2,500명 정도 수송이 가능한 우리 국적기 총 11편을 한국에서 괌으로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30일 오전까지 2,000명 이상이 괌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다만 귀국편을 배정받지 못한 1,000여명의 관광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는 한편 호텔 상황 등에 대한 정보가 계속해서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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